PPI (Proton Pump Inhibitors) 계통의 약이 있습니다

아마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이 아닐까 싶어요

위염, 식도염 등에 두루 쓰이는 약인데요

종류로는 오메프라졸(Omeprazole), 에소메프라졸(Esomeprazole)

란소프라졸(Lanxoprazole) 등이 있습니다

최근 JAMA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온라인판에

흥미로운 논문이 나왔는데요

독일 건강보험에서 얻은 자료들을 분석했을 때,

PPI (위염, 식도염에 처방되는 약)의 사용이

치매의 발생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을 수도 있다

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연구는 독일 Bonn 의 신경퇴행성 질환 (Neurodegenerative Diseases) 센터의

Britta Haenisch 박사의 주도로 이루어 졌습니다

구체적으로는 2004년부터 2011년간의 PPI를 주기적으로

처방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총 조사 대상 중 218,493명이 75세 이상이었고

이중 144,814명이 대상에서 제외되었고

남아있는 73,679명에 대한 분석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남아있던 대상자 중 29.510명이 연구기간 중 치매로 발전하였습니다

주기적으로 PPIs (위염, 식도염에 처방되는 약의 일종)를 복용한 환자

2,950명 (대부분 여성이었고, 평균 84세) 은

그렇지 않은 환자 70,729명 (대부분이 여성, 평균 나이 83세) 보다

치매 발생 위험도가 44% 높았습니다.

물론 PPIs 를 복용하는 것 이외에 다른 위험인자들에 대한 고려가

잘 되지 않은 점은 연구의 한계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어떠한 기전이 아닌 통계적인 연관관계를 찾는 연구라고 

볼 수도 있겠구요

이런 연구의 한계들 때문에 저자들은 노인성 치매와 PPis 의 사용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을 찾고 평가하기 위해서

전향적인 '잘 설계된' 임상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마무리를 했네요

뭐든 완벽한 것은 없죠

하지만 이렇게 문제점들이 있다면, 아니 있을 수 있더라도

미연에 찾아서 개선하려는 풍토는 정말 본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사견이지만... 만약 우리나라였으면, 이런 연구가 저널에 실릴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Nature 에서 '과학적 미신'이라고까지 했던 갑상선암 수술 가이드라인을

보면, 이런 연구들은 어떤 식으로든 폄훼되었거나 사장되었을 것 같아요

한의계도 상호신뢰나 존중의 풍토가 만들어져서 좋은 연구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건설적인 비판과 토론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한의학에서 비주승청 (脾主昇淸)​ 이라고 하여

비위장의 기능이 좋아야, 두면부의 기능이 원할하게 이루어진다

는 문구가 있습니다. 실제로 치매나 인지력 저하에 비위장을

보하는 치료를 많이 하기도 하구요. 

아주 느슨한 논리적 연결고리이지만

PPIs - 치매 / 비위(소화 및 운행)기능 - 인지력 에 대한

기전 연구가 더 이뤄진다면, 그 논리적 연결고리가 더 강화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늘 그래왔듯이 말이죠..